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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SCM 썰

[시리즈1] 현대자동차의 공급사슬

MuminSilver 2018. 3. 31. 01:06

공급사슬에는 여러가지 유형들이 있다. 


 재화의 특징에 따라, 소비자가 어떤지에 따라, 만드는 기술에 따라, 그걸 조직하는 기업의 역량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공급사슬 유형들은 나오게 된다. 


 여러가지 공급사슬을 살펴보고자 하는 시리즈 첫번째로 현대차의 공급사슬에 대해 잠시 살펴보고자 한다.  현대자동차는 국내 1위의 자동차 제조회사라고 볼 수 있다. 뭐 현대 형제의 난 이후 현대차 그룹으로 편성되어있는데.. 


 사실 현대차그룹의 구성원들을 살펴보면 이것이 바로 공급사슬이다 라고 말할 수 있다. 


 공급사슬이라는건 말그대로 벤더들의 엮음이다. 협의의 수준에서는 나에게 공급하는 벤더들만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광의의 수준에서는 소비자, 더 나아가서 소비자에게서 회수되는 재화의 흐름까지 넓힐 수 있다. 


 현대차를 구성하는 기업들은 크게 현대 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자동차라고 볼 수 있다. 


 좀더 자세히 보면, 현대모비스에서 부품을 생산하고, 현대글로비스가 이를 현대자동차의 어셈블리(공장)에 운송한다. 어셈블리에서 나온 완성차는 다시 현대글로비스가 고객들에게 탁송하는 이런식의 공급사슬을 파악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회사들은 서로가 서로의 주주가 되어 있다. 즉 현대자동차그룹의 순환출자구조를 이 기업들이 서로서로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차간의 순환출자구조개편이 이슈가 되고 있는것이기도 하다. 


 공급사슬 논의로 돌아오면, 이들 기업들 중 사슬의 핵심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기업은 현대글로비스라고 볼 수있다. 왜냐하면 재고의 관리를 글로비스에 하기 때문이다. 공급사슬관리의 필요성은 학술적으로 채찍효과때문이라고 알려져있다. 채찍효과라는건 공급사슬 상류로 갈 수록 재고수준이 급격히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리고 현재 생산관리의 핵심은 JIT, 즉 무재고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들로 현대글로비스에서 현대차의 어셈블리에 순차적으로 재고를 공급해준다. 이를 현대차에서는 Just in Sequence로 표현하고 있다. 


 다만 현대 모비스와 현대 글로비스에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듯한 느낌이 존재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핵심부품을 제조하는 입장이고 현재까지 출시된 현대차의 AS부품들의 재고를 자신들이 직접 관리한다. 그래서 이들에게도 물류관리(재고관리)가 점점 중요해진다. 글로비스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해외부품들을 들여오고 부품들의 재고를 대신 관리를 해주는점에서는 재고부담이 발생한다. 어쨋든 어셈블리라인에 제대로 갖다줘야하는건 글로비스의 책임이기에, 현대차 공급사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을중의 을이 되어버린다. 반면 모비스의 입장에서는 재고부담을 떨어버리고 안정된 수요패턴을 현대차에서 가져오기 때문에 이익이란 이익은 다 벌고 있는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심지어 AS부품의 경우 현대차의 진부화 스케쥴대로 관리를 하면 어느정도 재고부담을 떨어버릴 수도 있다. (사실 AS부품의 경우 여태까지 만들어진 현대차의 모든 종류들을 커버하는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최신유행이 아닌 차들에 대해서는 AS부품을 언제까지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지 예측할필요도 존재하고 어디서 관리할지등의 복잡한 문제가 존재하긴 하다. 그래서 모비스도 물류인재들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까지가 기본적인 공급사슬의 분석이다. 순환출자구조기에, 지분을 통한 수직계열화인것을 알수 있고, 물류관리(재고관리가 포함된 개념)전문 회사를 통해 공급사슬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제 광의의 공급사슬을 살피기 위해 기존 공급사슬인 모비스, 글로비스, 어셈블리, 글로비스의 구조에다가 소비자와 현대커며설, HMC투자증권을 추가해보자. 


 사실 자동차라는 재화는 내구재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3년에서 10년까지 매우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재화이다. 사람들은 이런 재화를 여러번 사용하면서 편익을 얻는다. 이렇기에 해당 재화는 비싸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쉽게 자동차구매를 하기 힘들다.  (정확히 말하면 순편익의 현재가치화 시킨것이 해당 재화의 가격이라고 볼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한번에 원샷으로 몇천만원을 지불하는것은 힘들다. 대신 다달이 일정 금액을 내는것은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하기 시작한다. 즉 할부와 리스의 개념을 적절하게 이용해서 공급사슬 전체의 수익을 증가시키는 것을 꾀하는 것이다. 그래서 같은 계열사인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을 이용한다. 어짜피 현대차는 매출을 차 한대씩으로 잡는다. 대신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에서 이를 사준다. 그리고 다시 이 금액을 소비자에게 다달이 청구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 추가적인 서비스를 글로비스를 통해 제공한다. 차를 새롭게 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현재 타던 차를 새차로 바꾸는 사람들도 있기에... 이들의 수요를 글로비스를 통해 충족한다. 즉 중고차를 글로비스에서 매입해버리는 것이다. 어짜피 현대글로비스는 어셈블리에서 출고된 차를 탁송해서 고객에게 갖다줘야 한다. 그리고 이런 수단으로 트랜스포터(자동차 싣고 나르는 차..)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그럼 그자리에서 중고차를 바로 가져가버리면 차를 바꾼 고객들은 이득이다. (적어도 중고차 매장까지 안날라도 되니깐... )그리고 글로비스는 이런 중고차들을 모아서 동남아나 다른 나라들에 수출을 해버린다. 


 사실 글로비스의 해당 서비스는 물류학적으로 볼때도 상당히 머리를 썼다라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류 네트워크의 관점으로 볼때, 어셈블리에서 출고해서 고객에게 탁송하는것과 각 고객들에게 중고차를 매집하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는 문제다. 사실 고객들이 언제 중고차를 가져가세요 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라고 할 수 있다. 불확실성하에서 네트워크 문제를 푸는건 매우 어렵다. 다만 어느정도 확실한 상태가 되면 점차 문제는 풀기 쉬워진다. 적어도 이 기업은 확실하게 중고차를 팔 사람들을 보유하게 된다는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상당한 수준으로 낮추게 된다. 여기에 탁송을 한 고객들한테 한가지만 더 물어봐주면 불확실성은 더 낮아지게된다. 적어도 몇시에 방문하시길 원하세요? 하는 질문이다. 해당 질문은 불확실성을 더 낮춘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글로비스는 머리를 쓰고 있다. 


 이렇게 고객의 관점까지 생각을 하게 되면 공급사슬의 구성은 더욱 더 다양해질 수 있다고 본다. 


 다만 현대차는 좀 안좋은 상황에 많이 처해있는것 같다. 사실 북미지역에서 CCC를 구해보면 현대차가 급격히 안좋아지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고 한다. 공급재고일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즉 공급사슬상에서 재고로 유지되는 일수가 확 증가하는것, 바로 재고가 쌓이고만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미국의 금리인상과 관세부과 역시 현대차입장에서는 악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생각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 관세부과야 그렇다 치고, 금리인상의 경우 해당 공급사슬의 금융적인 요소를 맡고 있는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사실 리스와 할부같은 개념은 이자율과 크게 관련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 한국의 금리가 올라가게 된다고 봤을때, 공급사슬상의 소비자축이 망가져버리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뭐 리스와 할부는 이미 그런 요소들까지 고려가 되어 계산되는것이라고도 볼 수 있기에... 생각보다 그렇게까지 유의적이진 않을 수 있긴 있지만...


 마지막으로 자동차의 기술 혁신이 오히려 발목을 잡아버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의사결정을 하는 지표중에 하나로 EVA가 있다. 경제적 부가가치라는 개념으로 관리회계에서도 성과평가를 하는데 쓰이고, 만든 사람은 버핏이다. 당기순이익보다는 더 많은 기회비용들을 고려할 수 있기에, EVA가 투자나 성과평가를 함에는 더 적합한 지표가 되는것이다. 다만 이 지표는 해당 산업의 고유한 특징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는데, 단위당으로 구해보면 전자산업의 EVA가 다른 산업의 EVA보다 낮게 구해지는 현상이 종종 나타난다고 한다. EVA는 일종의 부가가치의 개념이기 때문에, 세상에다가 가치를 더하는게 점점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석을 주로 이렇게 한다. 기술의 발전 속도, 혹은 PLC사이클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게 때문에 진부화 속도가 빠르게 되고, 여기서 기업들은 제품을 개발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제대로 못 뽑아내고 다시 투자하게 되면서 신제품을 빠르게 출시하게 된다는것. 가장 쉬운 사례를 생각해보면, 갤럭시, 아이폰, V시리즈 이 세가지는 매년 신제품을 뽑아낸다. 심지어 아이폰은 6개월마다 프리미엄 모델을 출시한다. 단순하다. IT업계에서 신기술은 매우 빠르다. 반면 자동차같은경우에는 신제품 개발속도는 좀 늦었다. 르노같은경우 5년 걸렸고, 현기차 같은경우도  3년이상 걸렸다. 다만 이 속도는 점차 빨라질것이다. 왜냐하면 IT와 자동차도 합쳐져버리기 때문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심지어 지금 엔진에 꽃히는 ECU도 결국 IT다. 즉 자동차 산업의 EVA가 점차 낮아질 수 있다는점이 좀점 강조가 될것 같다. 


 이렇게 현대차의 공급사슬은 생각보다 정교하게 소비자들을 공략하면서 자신들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매우 특수한 경우라고 생각하면 된다. 재벌구조와 순환출자는 한국에서만 거의 남아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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