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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SCM 썰

[시리즈2] 삼성전자의 공급사슬

MuminSilver 2018. 4. 1. 06:53

지난 현대자동차의 공급사슬에 이어 이번에는 삼성전자의 공급사슬을 살펴보자. 


 현대자동차는 내구재와 목돈이 들어간다는 점을 통해 소비자의 구매력을 어떻게든 자극하는 공급사슬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었는데, 삼성전자는 이것보단... 좀 전통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삼성전자는 매년 공급사슬 효율성이 높은 수준에 찍히고 있다. 뭐 요새는 다시 낮아졌지만, 한때는 5위권 안에서 놀정도로 공급사슬을 잘 운영하는 회사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의 공급사슬은 대부분 수직계열화구조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역시 어셈블리라인이다. 갤럭시 시리즈를 찍어낼때, 삼성전자는 그냥 단순히 조립만 한다. 그 안에 들어가는 부품들은 모두 벤더들이 제공하고, 삼성전자는 핵심만 만들고 설계하는것에서 가치를 획득하는 그런 구조라고 볼 수 있을것 같다. 삼성전자 역시 자체 물류회사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 로지텍이라는 회사이다. 현대차 공급사슬을 읽은 사람들이라면, 글로비스가 inbound outbound를 담당하고 있다는것을 눈치 챘을것 같다. 그러나 이번 삼성전자의 공급사슬에서는 그렇게 삼성전자 로지텍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 그냥 단순히 outbound를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다시 위탁 업체들에게 맡겨서 국내 운송을 담당하고, 해외는 항공기를 이용해서 주로 나르게 된다. 


 대신 삼성전자 공급사슬의 핵심은 수요예측과 생산시스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공급사슬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것은 삼성전자 본인이다. 사실 삼성전자의 재무제표를 뜯어보면 매출부분에 좀 신기한 것들을 볼 수 있을것 같다. 삼성전자의 매출은 모두 특관인 매출이다. 


 이 특관인이라는건 뭐 이러쿵저러쿵하는 특관인이라고도 볼 수 잇겠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생산법인과 판매법인이 서로 다른 주체가 되어 있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렇게 생산과 판매가 법인으로 나뉘어져 있는 구조로 인해, 삼성전자의 공급사슬에서는 말그대로 수요와 공급을 매칭해 주는것이 핵심이 되게 된다. 


 삼성전자의 판매법인은 수요예측을 담당한다. 주로 삼성전자 대리점들이나 각종 마트들에 있는 영업사원들이 내놓는 예측들이다. 이걸 한단계씩 올려서 점차 수요예측을 맞춰주기 시작한다. 통계학에 따르면 정보의 질이많거나 정보의 양이 많을때, 추정의 정확도는 점점 높아진다. 이를 이용하는 방식이라고 쉽게 생각하면 된다. 사실 이건 피라미드 예측이라고도 부르기도하고, 바텀업 방식이라고 부르기도하는 전통적인 수요예측이다. 


 각 판매사원들이 개별 수요예측치를 제공하면, 이를 본사에서 다시 재검토해서 수정을 하고 다시 올린다. 사실 삼성전자의 영업망은 전세계적으로 펼쳐져 있기에, 생산과 수요를 맞추는데 여러가지 변수들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맞춰주기 위해 각 영업소별, 판매법인별, 그리고 최종 본사에서 결정을 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렇게 예측된 수요예측정보는 그대로 삼성전자 생산시스템 MRP에 꽂히게 된다. 그렇게 3일의 생산계획을 수립해서 생산하게 된다. 즉 전세계의 수요를 예측해서 3일 생산치를 지속적으로 수립한다는것... 사실 거의 말이 안되는 구조긴 하다. 그래도 삼성은 해내더라....


 여기에 삼성전자의 편법 상속의 한축이었다고 볼 수 있는 SDS가 끼게 된다. 삼성SDS는 첼로라는 플랫폼을 흥보하는 알수 없는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삼성 SDS는 정보시스템 운영관리를 하는 회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삼성 전체의 서버를 과천에서 관리하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서 삼성 SDS가 나타나는 이유는  수요예측과 생산의 정보들을 통해 TMS WMS 를 동시에 관리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어찌보면 정보의 흐름에서 말그대로 물류가 생산과 시장을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과 Warehous Management System은 보통의 회사들의 경우에는 따로따로 관리한다. 주체도 다르고 사실 통합할 능력이 거의 없으니깐 정도로 생각이 된다. 첼로사업부의 사람들이 특색으로 꼽는게 통합관리기도 해서..


 이렇게 시스템을 통합하면, 어느정도 무재고 시스템이 가능해진다. 사실 삼성전자의 완제품의 물류부분을 뜯어보면, 생산공장과 CDC(종합물류센터), TC(환적센터) 고객의 사슬 구조를 볼 수 있다. 여기서 생산공장에서 CDC나 TC까지 로지텍이 물류를 담당하고, 다시 고객에게 나가는것도 로지텍이 담당하거나 위탁을 맡기는 구조다. 여기서 CDC와 TC에 적용되는것이 WMS이다. 그리고 생산공장과 물류센터, 물류센터와 고객을 연결하는 운송을 담당하는 것이 TMS이다. 이걸 동시에 관리한다는점은... 좀 시스템 통합이 어려워 질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시 고객의 수요는 상당히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사실 여기에는 한가지 꼼수가 더 있다. 말그대로 물류센터는 환적만 해주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네트워크상에서는 환적노드 즉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는 존재하지 않는 노드... 이걸 아주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되면 굳이 물류센터가 재고를 가질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안전재고의 감소) 그냥 생산 수량을 수요와 맞춰주면 된다. 머리를 참 잘쓴다... 이런식으로 무재고 시스템을 운영중에 있다. 


 최근 삼성SDS의 첼로는 여러가지 기능들을 추가한 것을 볼 수 있다. 기본적인 빅데이터기능도 갖고 있고, 트래킹 시스테믈 좀더 고도화 시켜서 물류에서 포워딩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정도로 기능들이 많아지고 있다. 물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이걸 플랫폼화를 통해 시장을 장앟가려는 의도로 해석하고는 한다. 여러가지 기능들이 많지만, 요새 가장 핫한 기능은 블록체인이 아닌가 싶다. 


 삼성SDS는 한국의 해운사들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사실 포워딩 비즈니스 생태계를 완전히 바꾸는것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국제물류에서 블록체인이 등장하면 딱히 포워더들이나 은행들이 낄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LC라던가, 선박 차징 같은 것들은 국제 거래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들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매도인과 해외 매수인은 서로를 잘 알지 못하고, 어떻게 물건을 보내야 하는지도 잘 모른다. 적어도 은행은 믿을 수 있겠지 하고 만든제도가 LC고, 적어도 선박을 대신 차징좀 해주겠지 하는게 포워더이기에... 


 블록체인은 이걸 직거래로 연결시켜줄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게다가 신용도 기술적으로는 보증이 된다. (비트코인의 개념이 아니다...) 사실 이 개념은 국제물류 파트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전반의 공급사슬에도 쓸 수 있는 기술이다. 해킹하기 어렵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이런개념을 공급망 보안개념이나 공급망 가시성 개념으로 볼 수도 있다. 


 가장 공급사슬의 구성이 체계적이라고 볼 수 있다. 대신 현대차 사례와는 다르게, 이들은 정보시스템에 의존한 공급사슬을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ICT 기술기업이기도 하다. 투자를 공부해본 사람들은 EVA라는 개념을 어디선가는 들어봤을것이다. 워렌버핏이 제일 싫어하는 주식이 ICT주이다. 왜냐하면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가 진부화 되는 속도보다 느리기 때문에, EVA가 신뢰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말로 표현하면,  삼성전자의 벤더들은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그대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정도의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공급사슬은 지속가능성이라는 이슈를 곧 달아야만 한다. 끊임없이 벤더들과 하나의 팀으로 운영이 되어야 국제적인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다. 사실 이런 측면을 삼성전자는 알고 있을것 같다. 왜냐하면 삼성전자는 이런 경험을 실제로 겪고 난처했던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갤럭시 폭탄 사태때.... 갤럭시는 배터리 결함으로 인해 리콜과 여러가지 정책들로 소비자들을 잠재웠던 적이 있다. 사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리콜하는게 큰 타격은 아니다. 다만 브랜드의 악영향이 생겼을 수 있다. 어찌되었건 손해를 본건 사실이기에...  그때 당시를 떠올리면 갤럭시는 폭탄이었을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아이폰을 따라잡기 위해 애자일 개발 프로세스를 적용했고, 당시 삼성의 SDI는 한화와 어느정도 섞였기 때문에... 기존의 삼성의 역량이 아니었을것이다. 어찌보면 당시 상황은 공급사슬상에서 삼성전자의 독단적 운영이었다고 볼 수도 있는것이다. 즉 지속가능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점차 애플처럼 글로벌해지는 삼성의 공급사슬을 생각해보면 더더욱 지속가능성이 필요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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